회사 때려치우기 실패 시리즈 - (2)액세서리 제작 키트 판매

나는 네일아트를 깨끗이 접고 이번에는 액세서리 만들기에 열을 올렸다 (지치지 않는 취미 수집가이다). 비즈공예 용품을 파는 인터넷 사이트에서 재료를 주문하고 귀걸이, 목걸이 같은 걸 허접하게 만들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컨텐츠를 만들면 좋겠단 생각에 액세서리 만드는 과정을 촬영했다. 캡쳐 사진은 네이버 블로그에 올리고 영상은 편집해서 유튜브에 올렸다. 네이버 블로그는 당시 잘 나가고 있었기에 액세서리 만드는 컨텐츠도 꽤나 인기가 있었다. 유튜브는 처음으로 올려봤는데 조회수는 미미했다.

블로그에 연재했던 액세서리 제작기

2018년과 2019년 1년에 걸쳐 블로그를 열심히 하며 소소하게 놀던 어느날 티비에 다양한 취미 키트를 파는 사장이 나와서 대박이 났다는 인터뷰를 보고는 이거다 싶었다. 나도 액세서리 제작 키트를 만들어 팔아야겠다는 생각이 번뜩 들었다.

처음에는 뭘 팔아야 하나 고민했다. 일반적인 액세서리는 이미 만들어진 제품들이 너무 싸게 잘 나오기 때문에 뭔가 특별한 걸 팔고 싶었다. 내가 만들었던 액세서리 중 특이한게 뭐가 있을까 봤더니 바로 선글라스 줄이 눈에 들어왔다. 안경이나 선글라스 다리에 연결하여 목에 거는 줄이 당시 잠깐 유행이어서 만들어 본 것이었다.

선글라스 줄을 만드는 재료들을 구매했고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를 오픈했다. 상품은 단 3종류. 완제품과 키트세트, 도구 세트였다. 그러고는 만드는 과정 영상을 촬영해서 유튜브에 올렸다. 홍보는 내 자체 블로그에.

신기한게 그 허접한 키트 세트들이 팔렸다. 지금 생각해 보면 정성이 하나도 안들어간 허접한 도구 모음들인데 팔리다니 구매자분들께 감사하다. 유튜브도 사신 분들이 보셨는지 조회수가 꽤나 나왔다.

내가 판매한 키트 세트

유튜브에 올렸던 동영상들

이제는 그걸 발판 삼아 두 번째, 세 번째 나아가야 했었는데 회사 겸직 금지로 인해 사업자 등록이 불가해서 더 크게 키울 수 없었다. 회사는 정말 딴짓을 싫어한다. 회사원은 회사원으로 죽으라는 말이다(거지같은). 그렇게 이번 시도도 아쉽게 흐지부지되고 저물어 갔다. 그렇다고 회사를 그만둘 수는 없고 정말 회사 겸직 금지가 엄청나게 발목을 잡는다. 아직까지도 이 겸직 금지 조항을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지 고민 중이다.